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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마음 아프게 작은 친구 하나를 잃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셰틀랜드 포니는 산통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인데, 급성산통으로 치료 중 쇼크가 와서 수의사의 판단하에 안락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2007년도부터 말과 함께 했고 한 때는 한 해 100여마리까지 훈련과 관리를 했던 시기도 있었기에, 나름 말과의 이별에 익숙해졌다 했지만, 어쩌면 이번 친구의 죽음은 예고된 죽음과도 같아서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말도 어떻게 평소에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산통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산통의 원인
승마장에 있다 보면 산통의 원인은 사양관리와 운동관리의 2가지 측면에서 보아야 합니다. 말들은 매우 규칙적인 동물이고, 익숙함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한편, 소화와 관련된 장기들의 모양새가 소화에 유리한 구조가 아니여서 산통(배앓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들은 예민한 동물입니다. 예민한 사람들이 장염에 걸리거나 배가 아픈 경우가 많이 생기듯 말들도 그 예민함으로 인해 산통의 발생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말들이 가축화되면서 좀 더 열량공급을 편하게 하기 위해 알곡사료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의 소화기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은 소화를 천천히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알곡사료가 소화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하거나, 운동 전후에 지켜야 할 규칙을 지켜주지 못해도 말은 산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도 산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참으로 말에게 있어 다양한 원인이 산통(배앓이)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산통의 증상, 말들의 반응
산통으로 인해 통증이 오면 말들은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발을 긁기도 하고, 자기 배를 쳐다보거나, 자꾸 눕거나 누워서 뒹구는 것을 자주 합니다. 이번 친구의 죽음은 안타깝게 발견 당시 이미 상태가 너무 좋치 않았습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움직이지도 못했고, 잇몸 색깔은 보라색을 띠고, 혈액은 끈적하고 이상했습니다. 수액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장폐색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아무튼, 말들은 풀을 먹지 않습니다. 평소 당근을 꺼내는 소리만 나도 머리를 내밀고 소리내는 친구들인데 전혀 관심이 없다면 산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줌을 쌀 듯 말듯한 자세를 계속 취하는 것도 산통입니다. 축 늘어진 모습을 보이는 친구도 산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물지만 이빨을 뿌드득 가는 친구도 보았습니다. 쉴 새 없이 꼬리를 흔드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떤 산통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우리는 어떤 산통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가지를 살펴봅니다. 풀을 남겼는가를 봅니다. 장소리를 듣습니다. 장이 잘 움직인다면 우르릉쾅쾅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평소 말이 정상일 때 일부러 장소리를 들어봅니다. 어떤 친구는 정말로 소리가 우르릉쾅쾅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그에 비해 소리 볼륨이 작습니다. 평소에 장소리를 체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변상태도 살펴봅니다. 정상적인 변과 아닌 변은 차이가 납니다. 딱딱하고 수분기가 없는 변일 수도 있도 설사같이 퍼진 변일 수도 있고 너무 변량이 작을 수도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봅니다.
종일 마신 물량도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물을 제때 공급하지 않거나 해서 말이 산통이 오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가스산인지를 알기 위해서 청진기로 장소리를 들으면서 손가락을 튕기면서 핑하는 소리가 나는 지를 체크해봅니다.
변비산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수의사가 항문에 팔꿈치 이상까지 팔을 넣어서 가스가 찬 여부도 확인하고 소결장과 직장의 변을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심각한 경우는 장이 꼬인 경우입니다.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시켜주다 보면 장이 풀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술로 해결해야 할 일도 생기는 데, 장이 꼬인 애들은 다시 장이 꼬이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산통 방지를 위해서 현장에서 해야 할 일들
(사양관리)
평소 규칙적인 사양관리를 해야 합니다. 말의 상태와 운동정도를 보고 급여량을 결정하고, 알곡사료와 풀사료의 비율을 산통 방지를 위해 적절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여건이 된다면 풀을 많이 공급하고 알곡사료는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되도록 풀은 하루에 자주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의 장은 비우는 것보다 일정량이상 채워줘야 산통방지에 도움이 되므로 말을 굶기거나 공백시간이 길지 않도록 급여 횟수와 급여때마다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여건이 된다면 최소 4회 이상, 야간에도 야식을 반드시 챙겨주어야 합니다.
물은 항상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제 때 공급하고, 물량을 체크해가면서 공급해야 합니다.
고강도 운동을 하는 말인 경우 알곡사료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은 소화가 잘 되는 방법으로 제조된 고급 사료가 좋습니다. 소화가 잘되게 생균제나, 발효사료와 함께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관리)
좁은 마방 속의 말들을 계속 두는 것은 학대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항시 넓은 공간으로 방목이 되도록 해야 하고 다른 말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최소한의 운동은 매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장꼬임이 생기는 경우는 말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경우에 많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매일 기본강도 이상의 운동은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장시간, 장기간 마방 속에 두는 것은 정말 나쁜 일입니다.
운동은 평보와 속보까지는 이루어지도록 해주어야 하며, 말이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기승은 못하더라도 원형운동(조마삭: 일본말이라 쓰기 싫습니다만, 이해를 돕기위해 쓰겠습니다.)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구보를 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운동 시작에는 반드시 워밍업 단계가 이루어지게 해주어야 합니다. 평보로 10분~30분까지 해주어야 합니다.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손평보를 하면서 충분히 호흡이 돌아오고 난 뒤 마방에 들어가야 합니다. 찬 물로 샤워시에도 충분히 호흡이 돌아오고 난 뒤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직후 샤워, 운동 직후 고열량 섭취, 운동 직후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의 마방 속에 두는 것은 산통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은 승마인에게 친구이자, 파트너입니다. 말의 생사에 있어 산통은 뼈아픈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평소 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산통없이 평안한 마생을 보내게 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산통도 있겠지만,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그리고 말의 입장에서 말의 사양과 운동 관리를 하게 된다면 분명 산통은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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